INTERVIEW



귀여운 건 언제나 옳다, 
벨리곰체 싱글폰트 출시



방성재

윤디자인그룹 TDC 타이포 디자이너
















풍선껌처럼 커다랗게 부푼 분홍색 몸, 무심한 듯 치명적인 일자 눈썹,
좁은 곳에 숨어 있다가 튀어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천진한 장난기. 
특유의 귀여움으로 한 번 본 사람은 절대 헤어나올 수 없다고 
소문이 난 벨리곰이 폰트를 만났습니다. 네모 틀에 꽉 끼인 조형, 
끈적끈적 늘어나는 듯한 껌의 형태, 동그랗고 말랑말랑한 모서리까지. 
벨리곰을 쏙 빼닮은 귀염둥이 벨리곰체, 폰코를 통해통해 
우리 곁에 오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Designer Portfolio





심볼에서 비롯된 유기적인 곡선과 자연스럽고 입체적인 그라데이션 컬러가
여러 플랫폼을 연결하는 말랑말랑의 모습을 상징하는
한글과컴퓨터 말랑말랑 전용서체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제작한 조선100년체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반갑습니다. 윤디자인그룹 TDC(Type Design Centre) 소속 디자이너 방성재라고 합니다. 저는 건축을 전공해서 서체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막연히 관심만 있었는데 우연히 윤디자인그룹에 입사하게 되면서 서체에 대해 처음부터 배우게 되었죠. 저를 뽑으신 게 의아해서 여쭤보니 회사에서는 글자를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필요했었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도 서체를 전공한 동료들과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글자의 틀을 벗어나기도 하고 과감하게 시도하기도 하면서, 즐겁게 서체를 만들고 있습니다. 벌써 5년 차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Q. 서체를 전공한 동료들과 다른 관점에서 작업하며 시너지를 내고 계시다니, 성재님의 작업들이 궁금해지는데요.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몇 개 소개해주실래요?

A. 저는 폰트를 만들 때 특이하고 눈에 확 띄는 포인트를 넣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일반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직관적으로 특징이 느껴지고 기억에 남는 폰트가 좋은 폰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글과컴퓨터 말랑말랑 전용서체 작업이 기억에 남아요. 중성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기하여 여러 거점을 연결하는 말랑말랑 플랫폼의 정체성을 담아내고자 했죠. 같은 맥락에서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제작했던 조선100년체도 소개하고 싶어요. 1920년대 조선일보에서 사용한 글꼴을 현대적으로 복원하는 작업이었는데, 그런 작업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ㅅ, ㅈ, ㅊ의 형태에 특징을 주어 개성 있는 인상으로 완성했답니다. 어떤가요? 제 작업들, 자기 주장이 꽤 강한 편이죠?



Q. 자기주장이 강한 걸로 치면 이 폰트도 빠질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 폰코 싱글폰트로 출시된 벨리곰체도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우리홈쇼핑의 캐릭터인 벨리곰은 유령의 집에 방문한 어린아이가 흘린 풍선껌에서 탄생한 캐릭터예요. 유령의 집과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외모로 인해 쫓겨났지만, 그 DNA를 지니고 있기에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사람들을 놀래는 걸 좋아하지요. 이렇게 귀여운 벨리곰과 콜라보레이션하여 선보이게 된 폰트, 벨리곰체는 사실 처음부터 벨리곰을 겨냥하고 제작된 폰트는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사 폰트 출시를 위한 기획으로 시작되었는데, 우연히 벨리곰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공통점이 너무 많더라고요. 늘 어딘가에 끼어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벨리곰을 닮은, 네모 틀에 꽉 끼인 조형, 풍선껌의 정체성을 나타낸, 끈적이고 흘러내리는 듯한 형태, 닿으면 터질까봐 뾰족한 것을 두려워하는 성격으로 인해, 동그랗게 굴린 모서리까지. 콘셉트가 모두 ‘착붙’되기에, 우리홈쇼핑과 이야기를 한 번에 끝낼 수 있었고, 말을 하지 못하는 벨리곰의 속마음을 나타내는 폰트로서 이번 겨울 폰코를 통해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bellygom.official





Q. 캐릭터 마케팅에 폰트가 더해진다니, 어쩐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는데요. 제작자로서 기대하는 시너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협업 제안 미팅 때 우리홈쇼핑 측에서 마침, 벨리곰과 어울리는 제목용 폰트를 찾고 계셨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벨리곰과 함께 벨리곰체가 여러 곳에 마구마구 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나아가 이모티콘이나 굿즈 등에도 폰트가 적극적으로 등장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더불어 우리나라에 정말 많은 캐릭터가 있는데,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고유한 폰트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실정이잖아요? 벨리곰×윤디자인그룹의 협업이 좋은 사례가 되어서, 더 많은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구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귀여운 벨리곰체, 얼마나 귀여운지 자랑 한 번 해주시겠어요?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벨리곰체는 네모 틀에 꽉 끼인 조형, 끈적이고 늘어나는 듯한 껌의 형태, 뾰족한 데 닿으면 터질까봐 동그랗게 굴린 모서리가 말랑말랑하고 개구진 벨리곰을 떠올리게 만드는 귀여운 폰트랍니다. 눈에 확 띄는 제목용 폰트로, 폰트만으로 충분히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데 강점이 있어요. 그리고 한글만 예쁜 게 아니라 영문과 특수문자에도 굉장히 많은 공을 들여서 문자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벨리곰 딩벳이 숨어 있어, 폰트만으로 엄청난 귀여움을 연출할 수 있어요!











네모 틀에 꽉 끼인 조형



끈적이고 늘어나는 듯한 껌의 형태



동그랗게 굴린 모서리













Q. 벨리곰체는 정갈함이 생명이었던 윤디자인그룹의 기존 폰트들과는 다른 결의 폰트처럼 보이는데요. 앞으로도 이처럼 특징이 강한 제목용 폰트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걸까요?

A. 벨리곰체는 키치한 형태도 형태이지만, 기업/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 폰트라는 점, 의뢰를 받아 제작한 폰트가 아니라 제작한 폰트를 역으로 제안해 파트너와 커넥션을 이뤄낸 폰트였다는 점에서도 저희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준 폰트였습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저희 TDC(Type Design Center)는 크게 성장했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다채로운 전용서체와 자체 프로젝트들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그러니 부디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성재님 말씀을 들으니 연말 느낌이 확 나면서, 2023년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는데요. 마지막으로 폰코를 통해 벨리곰체를 만나게 될 예비 사용자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려요!

A. 벨리곰체 많이 사랑해주세요 여러분! 더불어 앞으로 발랄하고 재밌는 작업도 많이 선보이게 될 저희 윤디자인TDC(Type Design Center)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